어쩌면 평생에 단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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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8-31 15:10 조회 3,751회 댓글 0건본문
2016 아름다운재단과 함께하는 장애아동 청소년 맞춤형 보조기기지원사업 관련 수기
이화정(이창훈 모)
<이동보조기구-고정형 지원>
안녕하세요, 저는 창훈이의 엄마입니다.
창훈이는 태어날 때부터 회백질 생성이 되지 않아, 일주일 만에 눈동자 흔들림이 관찰되어 뇌성마비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스스로 앉거나 걷기가 되지 않아 늘 저는 창훈이의 이동을 위해 아기띠를 메고 다녔습니다.
아기띠로 안기에도 버거워질 때쯤, 장애인의 이동을 위한 휠체어와 유모차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당시 기구에 대한 정보나 지원방법을 얻을 수 있는 통로가 없었습니다.
창훈이 의지와는 상관없이 계속적으로 증가하는 근긴장 때문에 9번의 고관절 수술과 재활을 반복하면서, 저는 창훈이가 건강하게 자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바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또한 어느 순간부터 여기저기서 받는 여러 가지 혜택마저도 사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복지관의 도움으로 잘 지나간 유년기를 거쳐 청소년이 되어서는 특수학교에서 제공해주는 지원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그마저도 혹시나 내가 간과한 것이 있거나 아이에게 맞는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만 같아서 마음 한 켠이 짠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찰나, 우연한 기회로 다시 노틀담복지관을 찾게 되었고, 그 사이에 '인천광역시보조기구센터'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어 굉장히 반가웠습니다. 인천광역시보조기구센터에서 근무하시는 분의 따뜻한 손길로 아름다운재단에서 진행하는 맞춤형 보조기구 지원사업이 있음을 전해 듣고 놀랐습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운영되는 보통의 사업들은 학령기의 장애아동이 대상이어서 학령기 이후의 성인 장애인에게는 지원받을 수 있는 부분이 빈약하다고 생각했었는데, 1993년에 태어나 가까스로 지원해볼 수 있는 기회가 처음 생겼고 서류 접수를 할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저희 가족, 그리고 창훈이에게 장애인용 유모차를 받아볼 수 있었다는 것은 어쩌면 평생에 단 한번만 받아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을지도 모릅니다. 병원을 가거나, 차량 목욕을 하기 위해 이동하거나, 집 근처 공원을 산책하는 등 아이에게 집이 아닌 세상 밖 구경을 제공할 수 있음에 행복합니다.
수기를 쓰고 있는 지금, 감사한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모두 듭니다.
저희 아이가 선정되어서 감사한 마음과, 혹시나 저희 아이보다 더 장애 정도가 심한 아이가 받았어야 하는데 괜히 지원했나라는 미안한 마음도 듭습니다.
학령기 장애 아동만 장애인이 아니라, 장애정도가 심해 교육이나 이동의 기회에서 차별받는 또 다른 창훈이와 같은 아이들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생각해주신 아름다운재단과 잊지 않고 좋은 기회를 챙겨주신 인천보조기구센터에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